이번 사례에서는 젊은 나이에 백내장이 발생한 환자의 치료 과정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또한, 백내장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환자는 39세로, 일반적으로 백내장이 발생하기에는 다소 이른 나이입니다. 과거 약 20년 전,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라섹 수술을 받았으며, 이후 근시의 퇴행이 발생하였습니다. 환자의 시력을 측정한 결과, 근시 -3.75디옵터, 난시 -0.50디옵터로, 전체적으로 약 -4.00디옵터 정도의 시력을 보였습니다. 나안 시력은 0.1로, 일상생활에서 상당한 불편함을 겪고 계셨습니다.
과거 시력 교정 수술을 받았다는 점은 환자가 안경이나 콘택트렌즈 착용에 불편함을 느꼈다는 의미이며, 현재도 안경을 벗고 싶은 욕구가 크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그러나 이미 각막을 한 차례 교정한 상태이므로, 추가적인 시력 교정이 가능할지를 먼저 면밀하게 검사해야 합니다.
진단 결과, 환자에게 백내장이 일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특히, 전낭하 혼탁(Anterior Subcapsular Cataract, ASC)이 발견되었으며, 이는 후낭하 혼탁과 유사하게 눈부심 및 빛 번짐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환자의 눈을 관찰한 결과, 동공 중심부에 하얗게 보이는 혼탁이 존재하며, 섬유화된 피질 혼탁이 동반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혼탁이 시축을 약간 벗어나 있어 눈부심을 심각하게 호소하지는 않으셨습니다.
교정 시력을 확인한 결과, 안경 착용 시 양안 모두 1.0 이상의 시력이 확보되었습니다. 따라서, 백내장 수술을 시행하여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도 있었으나, 환자의 연령이 비교적 젊다는 점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였습니다. 만약 환자가 50대 이상이었다면 백내장 수술을 권장했겠지만, 39세의 경우 조절력이 충분히 남아 있어 자연적인 시력 조절 기능을 완전히 상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조절력이 남아 있다는 것은 노안이 심하지 않으며, 원거리에서 근거리까지 비교적 자연스럽게 초점을 맞출 수 있는 기능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백내장이 교정 시력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경우, 굳이 조절력을 상실하는 백내장 수술을 시행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 환자의 경우, 백내장이 진행하여 교정 시력이 현저히 저하되거나, 안경을 착용해도 눈부심이 심하여 생활에 불편함을 초래할 경우에는 백내장 수술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상태에서는 라섹 재수술이나 안내렌즈삽입술을 더 적합한 선택지로 권장하였습니다.
정확한 백내장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산동 검사를 시행한 결과, 중심부에 일부 혼탁이 존재하지만 주변부는 깨끗한 상태였습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경과를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약 3개월 후 재검사를 통해 백내장의 진행 속도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단기간 내 백내장이 급격히 진행된다면, 렌즈삽입술이나 라섹 재수술의 의미가 없어지므로 즉시 백내장 수술을 시행해야 합니다. 하지만, 경험적으로 보아 현재 백내장의 형태로 보았을 때 빠른 진행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각막 상태를 살펴본 결과, 과거 근시의 정도가 상당히 심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각막의 곡률 수치를 확인한 결과, 평균적으로 35D 정도가 정상 범위이나, 환자의 경우 33D까지 편평한 상태였습니다. 특히, 각막이 30D에 가까워질 경우 시력의 질이 크게 저하될 수 있으며, 추가적인 각막 절삭술을 시행하더라도 원하는 시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재 남아 있는 각막 두께는 498㎛로, 일반적으로 재교정이 가능할 정도의 두께이지만, 교정해야 하는 도수가 약 -4.00디옵터로 적지 않은 편이며, 각막이 더욱 편평해질 위험이 존재합니다.
다행히 환자의 눈 내부 공간은 충분하여, 안내렌즈삽입술이 가능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전방 깊이가 3.5mm 이상으로 확보되어 있어, 안내렌즈를 삽입하더라도 안전한 상태였습니다. 따라서, 시력의 질을 최대한 유지하고, 장기적으로 재퇴행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EVO ICL(Implantable Collamer Lens) 안내렌즈삽입술을 권장하였습니다.
수술 후 촬영한 사진에서, 안내렌즈가 적절하게 삽입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EVO ICL은 중앙에 작은 구멍이 뚫려 있어, 백내장 및 녹내장을 예방하는 기능이 있는 특수한 안내렌즈입니다. 양안 모두 성공적으로 수술이 진행되었으며, 환자는 눈부심 증상이 거의 없었고, 시력도 매우 양호하게 회복되었습니다.
수술 전 환자의 시력은 우안 0.2, 좌안 0.05였으나, 수술 후 우안 1.0, 좌안 1.2로 호전되었습니다. 현재까지 6개월 이상 경과를 관찰한 결과, 백내장의 진행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환자는 불편함 없이 만족스럽게 생활하고 계십니다.
이 사례를 통해, 젊은 연령대에서 발생하는 백내장의 치료 전략을 신중하게 수립할 필요가 있으며, 무조건적인 백내장 수술보다는 환자의 조절력, 시력 요구도, 백내장의 진행 속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최적의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