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 교정의 역사를 살펴보면, 약 30년 전 엑시머 레이저(excimer laser)가 개발되면서 라섹(LASEK) 및 라식(LASIK) 수술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렇다면, 그 이전에는 어떠한 수술 방법이 존재하였을까요?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으며, 대표적으로 방사상 각막 절개술(radial keratotomy, RK)과 표층 각막 성형술(Surface Corneal Remodeling)이 시행되었습니다.
방사상 각막 절개술은 각막의 여덟 군데에 방사형 절개를 가하여 근시를 교정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또한, 표층 각막 성형술은 각막 표면에 임플란트를 삽입하여 각막을 편평하게 유지함으로써 시력을 교정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이 방법은 삽입된 임플란트가 각막 상피와 함께 아물면서 각막의 형태를 변형시키는 원리를 기반으로 하였습니다.
그러나 초창기의 이러한 수술들은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에,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따라서 현재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방법이 되었으나, 과거에 이러한 시술을 받은 환자들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본 증례에서는 이러한 수술을 받은 환자의 치료 과정을 살펴보겠습니다.
본 증례의 환자는 63세 남성으로, 과거 오른쪽 눈에 표층 각막 성형술을 받았으며, 수술 전에는 -13디옵터(D) 이상의 초고도 근시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수술 후에도 시력 개선이 충분치 않았으며, 빛 번짐 및 교정 시력 저하 등의 증상으로 인해 만족도가 낮았습니다. 당시에는 안전성을 고려하여 한쪽 눈만 수술한 후 경과를 관찰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으며, 이에 따라 환자는 반대쪽 눈의 수술을 받지 않았습니다.
그 후, 엑시머 레이저 기술이 발전하면서 20년 전 왼쪽 눈에 라식 수술을 받았으며, 초기에는 비교적 만족스러운 시력을 유지하였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왼쪽 눈의 시력이 점차 저하되었으며, 백내장이 진행되면서 시력의 질이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과거 의무기록에 따르면, 환자의 최대 교정 시력은 0.3~0.4 수준이었으며, 이는 당시 기준으로는 개선된 상태였으나, 현대적인 기준에서는 낮은 시력 만족도를 의미합니다.
과거의 각막 수술을 받은 환자의 경우, 정확한 굴절 도수를 예측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이는 각막의 형태 및 눈의 길이(axial length)와 같은 요소가 불확실하게 측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특히, 표층 각막 성형술을 받은 환자의 경우, 삽입된 임플란트로 인해 도수 예측이 더욱 어려워집니다.
이 환자의 경우, 기존 임플란트를 제거하는 것이 최적의 방법으로 판단되었습니다. 임플란트가 각막 조직과 유착되면서 혼탁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제거하여 보다 깨끗한 각막 상태를 확보한 후 백내장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반면, 왼쪽 눈은 라식만 시행된 상태이므로 백내장 수술을 단독으로 진행하는 것이 가능하였습니다.
임상 검사 결과, 오른쪽 눈의 안축장(axial length)은 28.05mm, 왼쪽 눈은 25.73mm로 측정되었으며, 이는 상당한 굴절 차이를 시사합니다. 이에 따라, 수술 계획은 다음과 같이 수립되었습니다.
우선, 오른쪽 눈의 임플란트를 제거한 후 각막의 안정화를 위해 시간을 두었으며, 왼쪽 눈의 백내장 수술을 우선적으로 진행하였습니다. 백내장 수술 후, 연속초점 인공수정체를 삽입하여 원거리 및 근거리를 모두 보완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수술 후 굴절력은 -0.25D로 매우 양호한 결과를 보였습니다.
이후 1년 후 환자는 오른쪽 눈의 백내장 수술을 위해 내원하였습니다. 당시 환자는 -12.50D의 고도근시 및 -3.50D의 난시를 보였으며, 기존에 제거한 임플란트로 인해 각막이 안정화된 상태였습니다. 이에 따라, 정확한 계산을 바탕으로 백내장 수술을 진행하였으며, 최종적으로 0D에 가까운 굴절력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왼쪽 눈의 경우 과거 라식 수술 당시 레이저의 정교함이 현재보다 떨어졌기 때문에, 불규칙 난시가 존재하였습니다. 각막 분석 결과, 중심부가 약간 이탈된 형태로 절삭된 것이 확인되었으며, 이에 따라 웨이브프론트 라섹(Wavefront-guided LASEK)을 시행하여 각막을 더욱 매끈하게 교정하였습니다.
수술 후 결과를 살펴보면, 오른쪽 눈의 시력은 기존에 손가락 인식 수준에서 0.6까지 호전되었으며, 왼쪽 눈의 나안 시력은 0.4에서 0.8까지 향상되었습니다. 또한, 근거리 시력은 J2 수준까지 확보되었으며, 전반적인 시력 만족도가 크게 증가하였습니다.
본 증례를 통해, 과거 시행된 각막 수술로 인해 예측이 어려운 경우에도 단계적인 접근을 통해 최적의 시력 개선을 이끌어낼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기존의 임플란트 제거 후 안정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였으며, 최신 레이저 기술을 활용한 추가 교정을 통해 더욱 선명한 시력을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향후에도 환자별 맞춤형 접근을 통해 최상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