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 근시보다 고도 난시는 교정이 더욱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근시는 전체적인 도수를 계산하여 교정하면 되지만, 난시는 특히 렌즈삽입술과 같은 수술의 경우 렌즈가 삽입 후 회전할 경우 교정 효과가 감소하기 때문에 더욱 정밀한 처치가 요구됩니다. 이에 대해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20세 여성 환자는 고도 난시를 가진 환자로, 시력교정수술을 간절히 희망하였습니다. 도수가 높아 안경 착용이 매우 불편하고, 콘택트렌즈로 난시를 완전히 교정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특히 하드렌즈의 경우 교정 효과는 상대적으로 우수하지만, 착용의 불편함과 건조증 유발, 각막과의 접촉으로 인한 부작용 가능성 때문에 장기 착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하드렌즈는 병원에서 정확한 처방과 더불어 정기적인 검진이 필수적입니다.
검사 결과, 우안은 -5.00 디옵터의 고도 근시와 -5.50 디옵터의 고도 난시, 좌안은 -6.25 디옵터의 근시와 -5.25 디옵터의 난시가 확인되었습니다. 이러한 도수는 각막 절삭으로 교정하기에는 절삭량이 많아 부담스러우며, 수술 가능하더라도 시력의 질 저하가 우려되어 렌즈삽입술을 권유하였습니다.
렌즈삽입술에서 난시축의 정밀한 교정은 시력의 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난시축이 10도만 돌아가도 약 3분의 1의 교정 효과가 감소하므로, 특히 고도 난시의 경우 정밀한 축 맞춤이 필수입니다. 난시가 적은 경우에는 약간의 회전에도 큰 문제가 없으나, 난시가 큰 경우에는 미세한 회전만으로도 교정 효과가 급감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수술 목표 시력은 1.0보다는 0.8 정도로 설정하였으며, 회전 발생 시 렌즈 위치를 재조정하는 간단한 재수술도 가능하다는 설명을 드렸습니다.
수술 전 검사에서 망막은 고도 근시 및 난시 환자임에도불구하고 특별한 이상 소견 없이 양호하였으며, 레이저 치료는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각막 형태 검사에서도 원추각막 등 이상 질환은 확인되지 않았고, 난시축도 일정하며 대칭성을 보여 불규칙 난시는 거의 없었습니다. 전방 깊이는 3.38mm로 렌즈 삽입이 충분히 가능한 상태였으며, 각막 두께는 580μm으로 평균보다 약 10% 두꺼운 수준이었습니다. 근시와 난시의 합도수가 10디옵터를 초과하는 경우 렌즈삽입술의 시력 질이 우수하다는 보고가 많아 본 사례에서도 렌즈삽입술을 선택하였습니다.
양안 모두 비슷한 검사 수치를 보였으며, 이는 숨어 있는 질환의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수술 결정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였습니다. 렌즈삽입술에서 렌즈 사이즈의 결정 또한 중요합니다. 렌즈가 너무 크면 각막 후면과의 접촉 위험이 있으며, 너무 작으면 렌즈가 흔들리며 수정체와 접촉하여 백내장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본 환자에게는 적절한 사이즈의 렌즈를 선택하여 삽입하였습니다.
또한 디지털 마커를 활용하여 난시축 교정의 정확도를 높였으며, 1~2도 이내의 오차 범위에서 최대한 정밀한 수술을 진행하였습니다. 수술 후 환자는 불편함 없이 잘 보인다고 하였고, -5.50 디옵터의 고도 난시에서 -1.00 디옵터 이내로 난시가 교정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고도 난시의 경우 0.75 디옵터 이내로 교정되면 우수한 시력을 얻을 수 있으며, 본 환자의 경우 우안 시력 0.9, 좌안 시력 1.0으로 목표 이상을 달성하였습니다.
ICL 렌즈는 최대 6디옵터의 난시까지 교정이 가능하므로 고도 난시 환자의 경우 렌즈삽입술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수 있겠습니다.